라디오 드라마
라디오 드라마는 라디오 방송을 전달 매체로 삼은 drama를 말한다.
소리만 전달되는 라디오의 특성상 시각 요소 없이 대화, 음악, 음향 효과만을 이용해 drama 내용을 전개하여 청취자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하여 현재, 라디오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송사가 드물뿐더러 제작하더라도 방송 시간이 극히 적다.
보통 오디오 drama 또는 오디오 영화와 같은 의미로 쓰이나 오디오 drama 나 오디오 영화는 라디오라는 전달 매체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즉, 콤팩트 디스크, 카세트 테이프, 포드캐스트 등에 drama 또는 영화가 녹음되어 있다면 그것은 오디오 드라마 또는 오디오 영화라고는 할 수 있지만 라디오 드라마라고는 할 수 없다.
라디오 드라마의 인기
한국방송의 출발과 함께 시작한 라디오 드라마는 1960~70년대에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당시 저녁 시간대에는 매시간 연속극이 편성되는 기현상을 초래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공중파 방송에 남은 RADIO DRAMA는 손에 꼽힐 정도이다.
초창기 외국의 희곡이나 명작을 번역해 내보내던 RADIO DRAMA 방송은 1956년 우리나라 최초의 주간연속극 ‘청실홍실’을 계기로 황금시대를 맞이했다.
일일연속극, 멜로 drama , 사극,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포맷을 소화했던 RADIO DRAMA의 인기는 가히 최고였다.
연기를 했던 성우들의 인기도 프로그램의 인기 못지않았다.
이 정도로 인기가 높다보니 너나할 것 없이 성우시험에 응시했다.
비단 성우뿐만이 아니었다.
RADIO DRAMA는 방송작가와 가수들의 데뷔무대가 되기도 했다.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drama 작가 김수현 씨와 국민가수로 불리는 조용필 씨도 RADIO DRAMA를 거쳐 갔다.
김기영 감독의 영화 ‘현해탄은 알고 있다’(1961) 역시 한운사 씨의 RADIO DRAMA가 원작이다.
전쟁 중 학병으로 끌려간 한국 청년과 일본 여인의 사랑이야기를 다뤘다.
1980년대 이후의 라디오 드라마
하지만 80년대 TV가 대량으로 보급되자 RADIO DRAMA는 점차 줄어들었다.
컬러TV는 한순간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심지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TV를 통해 물밀듯이 밀려오는 정보와 이미지에 사람들은 더 이상 RADIO DRAMA에 집중하지 않았다.
그나마 90년대까지 공중파 방송에서 명맥을 유지해오던 라디오 드라마는 이제 KBS의 순수문예단막극인 ‘KBS 무대’와 MBC 다큐멘터리 드라마 ‘격동 50년’정도뿐이다.
물론 HDTV가 보편화되고 DMB가 나오는 요즘 RADIO DRAMA가 점차 퇴보하는 것은 어쩌면 시대의 흐름에 따른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하지만 시청률이 마치 최우선의 척도인양 경쟁에만 혈안이 돼 있는 방송제작환경도 RADIO DRAMA의 위축에 큰 역할을 했다. TV뿐만 아니라 라디오의 모든 주파수에서도 젊은 인기연예인의 노래와 토크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