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시트콤은 시추에이션 코믹 드라마(Situation Comedy)의 약자다.
이름에 콘텐츠의 성격이 집약된다.
에피소드 위주의 시추에이션(상황)이 강조되고, 코미디가 두드러진 드라마인 것이다.
방송가에서 사라진 시트콤
그런데 언젠가부터 시트콤이라는 단어가 방송가에서 사라졌다.
방송가에서는 시트콤이라고 규정하면 일반 드라마보다 광고 단가가 낮다는 점, 제작진이 코미디보다는 드라마에 방점을 찍기를 원한다는 점 등으로 시트콤이라는 말이 사라졌다고 분석한다.
또 과거 시트콤은 예능국에서 예능 PD들이 만들었던 터라, 드라마국에서 비슷한 형식의 드라마를 만들어도 드라마 PD들이 시트콤이라 불리길 원치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는 시트콤으로 받아들이는데 제작진은 시트콤이 아니라고 하는 촌극이 발생한다.
이런 흐름에서 볼 때 ‘시트콤인 듯 시트콤 아닌, 시트콤 같은’ 작품은 계속해서 나올 전망이다.
제작진의 작품 분류에 대한 고민에 상관없이 시추에이션 코믹 드라마와 같거나 유사한 형태의 드라마는 중단 없이 만들어져 온 셈이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시트콤 제작방식과 형식에 조금씩 변형과 실험을 가한 작품들이 나왔을 뿐이다.
시트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20세기말 세계의 문화산업에 있어 나타난 현상 중의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청소년층을 이제까지 비교적 개발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던 풍요한 시장으로 설정하려는 문화자본의 의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새롭게 출현하는 대중문화는 거의 다 뉴미디어이건 혹은 기존의 미디어 영역이건 관계없이 청소년을 주고객으로 하고 있다. 방송분야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텔레비전에서 가벼움과 감각적인 것에 집착하는 기류는 1990년대 이후 급격히 부상한 신세대 문화와의 결합으로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데올로기의 억압과 정치적인 경향으로부터 벗어나서 개인적이고 피상적인 문화형식을 선호하는 신세대들에게 기존의 소극식 혹은 콩트나열식 코미디의 구태의연한 몸짓만으로는 부족하게 되었다.
결국 새로운 틀의 개발과 함께 기존의 형식 속에서도 가볍고 신선한 웃음의 요소를 창출하는 노력이 이루어졌고, 나름대로의 독특한정형성과 구조 속에서도 가볍고 신선한 웃음을 구사하는 시트콤은 이런 신세대의 문화적 취향과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매우 적합한 장르로서 비추어졌던것이다
한국 시트콤의 장르적 특징
한국시트콤의 장르적 특징은 첫째, 가족시트콤의 성행이다.
둘째, 일일시트콤의 성행이다.
셋째, 코미디적 요소의 강세이다.
탄탄한 내러티브 보다는 슬랩스틱적인 요소, 언어적 유희, 과장된 몸짓 등을 빈번하게 사용하여 드라마적 요소보다는 코미디적 요소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넷째, 강력한 비전형적인 캐릭터이다. 등장인물이 유아적 태도를 보인다.
다섯째, 비현실적인 의상과 세트이다. 비현실성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의상과 세트가 이용된다.
여섯째, 서울 그리고 중산층을 위주로 그린다.
이는 사회 구성원 다수가 수용할 수 있는 일정한 웃음코드를 전제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시트콤은 제작진의 노동 강도가 엄청나지만 방송사 입장에서는 가성비가 좋은 콘텐츠로 각광받았다.
매회 웃음으로 완결을 지어야하는 대본을 일일극처럼 뽑아내는 일은 가히 살인적인 작업이다.
그러나 일단 코믹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자리 잡으면 일반 드라마보다 적은 제작비로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장점에 방송사들이 한때 시트콤을 앞 다퉈 편성했었다.
국내 시트콤의 쇠퇴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더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제작진을 혹사해서 일일 시트콤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런 대본을 써낼 작가 풀(Pool)이 적고, 향후 촬영현장에 주 52시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면 일일 시트콤은 더 이상 가성비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시트콤의 묘미는 치고 빠지는 재미, 현실의 실시간 풍자 등에 있다. 개연성 높은 에피소드를 통해 현실감을 높이면서 웃음을 줘야 하는 동시에 과장과 왜곡, 생략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창조한 코믹한 캐릭터가 살아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큰 줄기의 드라마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공정을 거쳐야 한다.
국내 시트콤의 쇠퇴에는 이러한 시트콤을 요리할 인력이 부족한 점도 컸다.